소수인원만 뽑아서 중급게임하기

 

  보드게임의 건전함과 유익함을 아이들에게 알려주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러한 방법 중 하나가 단체로 보드게임을 하는 것인데, 같은 게임을 여러개 준비해서 여러 모둠이 동시에 하도록 하는것이죠. 반 아이 모두의 공통된 경험이 생겨서 우리반 만의 이야깃거리도 생기고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는 보드게임의 그.. 참맛을 알려줄 수 없었습니다. 석기시대나 알함브라 같은 게임들을 해보는 것 말입니다. 이런 게임은 교실에서 하기 힘이들어서 잘 안했습니다. 설명도 플레이 시간도 보통의 카드게임보다 오래 걸리기 때문이죠. 게다가 많은 컴포넌트를 잘 관리시킬 엄두도 나지 않고요. (컴포넌트를 잘 잃어버리기 때문이죠. 사실 이문제가 가장 크다고 봅니다.) 그러나 올해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보려 합니다. 시간은 아이들과 제가 만들어 내면 되고, 컴포넌트 관리 문제는 좀 너그럽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다수가 한꺼번에 게임을 할때에는 짧게는 40분 길어야 80분 정도 진행합니다. 이때 카드게임(우노, 로보77, 상류사회 정도)이 주로 플레이됩니다. 보드게임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은 카드게임도 참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보드게임 전파자들이 늘 그렇듯이 더 복잡하고 재미있는 것들을 알려주고 싶었죠. 그래야 보드게임의 참맛을 알게 되니까요. 중급게임을 하기 위해서 4명정도의 아이들을 뽑아서 저와 게임할 날짜와 시간(2시간 30분 정도)을 정합니다. 제가 설명 및 관리자역할을 하고 아이들끼리 게임을 시켰습니다. 그러니 다수가 동시에 게임할때와는 다른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테마에 빠져들기도하고, 진행과 관련된 서로 간의 의견 조율, 룰의 순서나 행동에 대한 조언들도 들려왔습니다. 아마도 다수가 게임 할때에도 나왔던 것들이 이제야 들리는 것이겠지요. 이러한 것들에 대한 저와 아이들간의 대화도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더군요.

 

  이렇게 2시간 반정도 게임한 후 아이들이 보드게임의 그 맛을 조금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저와의 관계나 아이들끼리의 관계도 좀 더 친숙해지는 기회가 되었구요. 아이들끼리도 같은 놀이를 함께 경험하는 기회를 갖게 되어 친밀도가 높아진 것이 좋았습니다.  석기시대를 한 것이 2번 밖에 되지 않지만 함께 한 학생들과 저의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당분간 이렇게 진행해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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